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독일 글로벌 산업가스업체 린데와 IMM PE가 한국 법인 린데코리아를 대상으로 1조3000억원 규모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를 위해 기존 린데코리아는 국내 자산 대부분을 보유한 존속회사 린데코리아와 일부 자산인 특수산업가스 사업부를 보유한 린데에스지코리아로 분할된다. IMM PE는 이중 분할 존속회사인 린데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
이번 매각전은 IMM과 더불어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맥쿼리오퍼튜너티운용(맥쿼리 PE), 프랑스 산업가스업체 에어리퀴드와 치열한 3파전으로 진행됐다. 매각 계약 전날까지 맥쿼리가 우세하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비밀리에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린데코리아는 기흥, 서산, 포항에 주요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산업 선도업체들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공정위 시정 조치 부과 이후 6개월 이내에 국내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린데는 도이치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린데코리아 매각에 나섰다.
매각 대상인 린데코리아는 설비 투자가 완료됐고, 차입금이 거의 없어 인수 과정에서 외부 자본을 조달하는 차입 매수(LBO) 부담이 작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인수 후보들이 긍정적으로 인수를 검토했다. 올해 초만 해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처럼 보였지만 린데가 인수자의 매각 대상 자산 운영 능력,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시 결격사유 발생 여부 등을 꼼꼼히 따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가 인수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한몫했다. 향후 공정위 관련 이슈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린데 입장에서는 린데코리아 자산 매각이 공정위 자산처분 시정 조치에서 비롯된 만큼 마지막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딜이 완료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토종' PE인 IMM PE는 글로벌 본사 승인을 거쳐야 하는 외국계 FI(맥쿼리 PE)나 자칫 공정거래 문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SI(에어리퀴드)보다 우세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IMM이 거래 종결에 대한 확실성, 인수 후 경영능력과 함께 다수의 성공적인 바이아웃 경험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MM PE는 최근 1조8000억원을 목표로 결성 중인 4호 펀드 등을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다음달 말까지 거래를 최종 완결지을 예정이다. 앞으로 린데코리아 주요 고객과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한 높은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활용해 동종 업체 추가 인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설립된 IMM PE는 태림포장, 대한전선, 할리스에프앤비, 에이블씨엔씨, 현대LNG해운 등의 최대주주다.
IB업계에서는 IMM PE 강점으로 '밀착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을 꼽는다. 2010년 6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와이퍼 업체 캐프는 2013년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뒤 실적이 향상되기도 했다.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도 선정된 IMM PE는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 숏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린데코리아 인수전에서 승리한 IMM PE는 포트폴리오에 탄탄한 산업가스업체를 추가해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산업가스는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대부분이 국내 대기업과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돼 오랜 기간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린데코리아의 주요 납품처가 삼성전자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 변동성이 커질수록 린데코리아 자산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가스를 공급하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석환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