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북한 경제와 투자론`을 주제로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이번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미·북 양자 간 향후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평가하긴 어렵다. 그러나 미국이 실수했다는 건 명백하다. 왜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미국과 북한의 말이 서로 다른데 누가 맞는지 모르기 때문에 결론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를 찾을 거다. 모든 사람들이 계속되기를 원한다.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 남한 북한 모두 원한다. 오직 일본만 안 좋아할 거다. 일본은 이걸 멈추려고 하거나 최대한 지연시키려고 할 거다. 미국 군대도 원하지 않을 거다. 미군과 일본 빼고는 모두가 원할 거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뭔가 하려고 할 거다.
―혹시 북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이번에 바뀌었나.
▷아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연됐을 뿐이다. 모든 일에는 굴곡이 있다. 기본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나.
▷미국인이 북한에 가는 건 지금 불법이다. 그래서 아직 계획이 없다. 이게 합법이 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가보고 싶다.
―처음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금처럼 북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아직은 북한에 투자하지 않았다, 불법이니까. 그리고 아직 투자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나의 오랜 투자경험에서 터득한 것은 죽은 나라가 바뀌면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1978년에 덩샤오핑이 집권하면서 중국이 뭔가 새로운 걸 할 것으로 봤다. 그 이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거다. 3~4년 전에 북한도 변화를 선언했다. 북한도 죽은 나라였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환상적인 기회다. 40년 전 중국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미국인이라 북한에 직접 투자가 어렵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북한에 투자할 계획인지.
▷북한이 얼마나 개방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나는 대한항공 주식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더 많은 왕래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난티 주식도 가지고 있고 사외이사다. 다들 알겠지만 아난티는 북한에 리조트가 있다. 개방된다면 아난티에 좋은 기회가 될 거다. 좋은 예시는 찾기 어렵지만 삼성에도 좋은 기회가 될 거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보는지. 2007~2008년 리먼사태를 시작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경제위기가 또 한번 닥칠 것이라고 보는지.
▷나는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경제위기는 있었다. 다음번은 내 생에서 가장 심각할 거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빚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곳보다 위기가 덜할 것이다. 북한이 개방되는 게 큰 기회다. 산업에서 많은 투자가 있을 거다. 동해, 서해의 철도가 다시 이어지고 한국으로 많은 돈이 퍼져나갈 거다. 하지만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영향은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농산물 투자나, 금 같은 원자재 투자를 역설해 오셨다. 투자 구루로서 한국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건넬 조언은 무엇인가.
▷나는 2010년부터 금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도 팔지 않았다. 다른 모든 자원들도 좋을 거다. 모든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네가 잘 아는 것에 대해 투자하라고 말할 거다. 다른 사람 말을 듣지 말고 말이다. 그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돈 벌고 싶고 살아남고 싶다면, 본인이 잘 아는 것에 대해 투자하라는 거다. 농산물이나 금이 좋을 수 있다.
―북한 다음으로 주목하는 새로운 유망 투자 국가가 있다면.
▷베네수엘라다. 나는 미국인이라서 제재 탓에 투자를 못하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베네수엘라 증시와 채권 모두 안 좋은 상황이라 투자할 거다. 내 경험에 따르면 그런 황폐화된 나라를 찾아야 한다. 3~5년 뒤에는 상황이 좋아질 거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내가 가장 투자하고 싶은 곳이다.
■ 10년간 4200% 수익률 월가…'전설적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월가의 전설' 가운데 한 명이다.
전설적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와 함께 만든 퀀텀펀드는 1970년부터 1980년까지 10년간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미국 S&P 지수 상승률은 47%에 불과했다.
1980년 불과 38세 나이로 퀀텀펀드를 떠난 그는 이후 모험가로 변신해 세 차례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첫 번째 세계일주는 오토바이로 성공했으며 환갑을 맞은 2002년에는 전 세계 116개국 24만5000KM를 자체 제작한 벤츠 차량으로 1101일 만에 완주에 성공하며 기네스북 세계 일주 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에서라면 은퇴 후 안락한 삶을 모색할 65세 나이인 2007년, 로저스 회장은 뉴욕에 있는 집을 매각한 뒤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당시 그는 100년 단위 세계 경제 중심지 변화를 논했다.
로저스 회장은 "똑똑한 사람이라면 1807년에는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
[한우람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