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690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에는 이보다 낮은 주당 559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통주 기준 기말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4.9%다. 배당성향은 27.4%로 2017년(30.9%)보다 낮아졌지만 보통주에 대한 배당성향(은행 별도 기준)은 30.1%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배당금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보통주주를 우선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황 등으로 배당을 축소하더라도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은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고배당주라는 주식가치를 모두 고려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했던 주가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배당 의지가 확인된 만큼 '고배당주'로서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25%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조정된 바 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이번 차등배당 결정은 보통주주 대상으로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선언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들은 기업은행 배당금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 배당수익률은 올해 5.1%, 2020년 5.3%, 2021년 5.4%로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3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어났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2865억원)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중소기업 불황에도 적극적인 부실자산 정리와 산업별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창출 능력이 증대됐다.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와 동일한 1.95%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특화한 사업구조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조이면서 다른 은행들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설립 목적이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점 때문에 총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80%를 차지한다. 이에 기업은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정부의 대출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중소기업 전문인 기업은행은 대출의 대부분이 중소기업 대출이기 때문에 대출규제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