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보통주 4175만6284주)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14일이 유력시되고 있다. 보통주 1주당 인수 예상가액은 약 1만9160원이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100% 지분가치를 1조5000억원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1인당 가치는 38만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시장은 가입자 기반 시장이다 보니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당시 가격이었던 1조원에 비해 2000억원가량 낮아진 것이다. SK텔레콤은 2015년 CJ헬로의 가격을 가입자 1인당 45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바 있다. 이 딜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불허 판정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4월 딜라이브가 서초방송을 현대HCN에 매각할 당시에는 가입자 1인당 65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서초방송의 가입자 1인당 매출액(ARPU)이 타 권역보다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업계에서는 매각가격이 1조원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이 과도하다는 우려와 함께 LG유플러스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 시 기업결합 심사를 전향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최근 공정위의 입장 변화와 함께 LG유플러스와 CJ ENM 간 매각가격에 대한 시각 차이가 좁혀지면서 협상이 진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보다 2000억원 낮아진 8000억원 인수가격에 대해 시장에서는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공식 발표한 금액은 아니지만 8000억원은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라며 "통신시장이 가입자 기반이고,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시장이다 보니 이번 인수가 확정되면 통신업 전반에 대한 구조 개편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LG유플러스의 자금 부담이다. 인수 자금 마련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 당분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배당금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특히 5G 상용화를 위한 설비 투자와 주파수 경매대금 납부 등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1조167억원에 5G용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았으며, 이 중 25%를 같은 해 지불해 75%가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이통 3사의 5G 투자금액으로 20조~30조원을 예상하는데, 단순 계산해도 LG유플러스 투자액은 4조~6조원에 달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기업분석실장은 "당분간 지출이 많아 보수적으로 배당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회사 부채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 같은 우려로 LG유플러스와 CJ헬로모두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2일 LG유플러스는 이틀간 5.86% 하락한 1만4700원, CJ헬로는
[조희영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