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콕`에 문짝 통째 교체?…이젠 복원수리비만 보장

오는 4월부터 '살짝 긁힌' 정도로 사고 차량 펜더나 문짝을 통째로 교체하는 사례가 사라질 전망이다. 보험금 지급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시세하락손해보상 대상도 출고 후 2년 이하 차량에서 5년 이하 차량으로 확대된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시세하락손해 및 경미사고 보상 기준'을 개선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 표준약관이 시행되는 4월부터는 자동차보험 가입 시점에 관계없이 모든 보험금 지급 사고가 개정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그동안 도어, 펜더 등 외장부품은 살짝 긁히는 경미한 사고에도 부품을 통째 교체하는 경우가 많아 자원 낭비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금감원은 코팅이 살짝 벗겨지거나 긁히는 경미한 사고는 복원수리(판금·도색)만 인정하도록 '경미손상 기준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범퍼만 해당됐지만 도어, 펜더, 트렁크리드 등 7개 외장부품도 부품 교체 없이 복원수리비만 지급하도록 기준을 바꾸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BMW 520d의 문을 살짝 긁힌 '문콕' 피해자가 문짝을 통째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해 보험금 239만원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4월부터는 문콕이 '경미한 사고'로 분류돼 80만~100만원가량 보험금 지급액이 감소할 예정이다. 부품비용 지급 대상에서는 제외되고 판금·도색 등 복원수리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수리비 지출을 방지해 과잉 수리 관행을 개선하고 다수 운전자의 보험료 인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파손이 심각할 경우 중고차 시세 하락분을 보상해주는 '시세하락손해 보상 기준'도 확대된다. 기존에 출고된 지 2년 이하인 차량이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하는 수리비용을 청구받았을 때만 지급되던 보상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5월부터는 출고 후 5년 된 차량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파손 정도가 사고 직전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할 때만 보상되는 기준은 동일하다. 대신 지급 금액은 증가한다. 출고 후 1년 이하 차량은 수리비용의 15%를 지급해주던 것을 20%로 늘리고 1년 초과 2년 이하 차량은 10% 지급을 15% 지급으로 바꾼다. 기존에 보상이 없던 출고 후 2년 초과 5년 이하 차량은 수리비용의 10%를 보상해주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출고 후 6개월 된 3000만원짜리 차량 수리비로 1500만원이 발생하면 기존에는 수리비의 15%인 225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었지만 4월부터는 20%인 3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출고 후 4년이 지나 차량가액이 2000만원인 차량은 수리비가 1000만원 발생하면 기존에는 보상금이 0원이었지만 4월부터는 수리비의 10%인 1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