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 대강당에는 전국에서 모인 학부모 250여 명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국내 최고 입시전문가로 꼽히는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의 '2019학년도 정시 대학 입시 설명회'를 듣기 위해 나선 이 은행의 VIP 고객들이다. 은행 우수 등급인 프리미어급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모집을 통해 열린 이 행사는 '불수능' 여파 덕에 순식간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시중은행들이 고액 자산가 중심의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프라이빗뱅킹(PB) 고객 관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VIP의 자녀를 위한 입시 컨설팅부터 해외 연수, 유학 상담까지 해주며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달에 이어 오는 7월에는 대학 수시, 12월에는 정시 입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입시 코디까지는 아니지만 유명 입시학원과 제휴를 맺어 진행하다 보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PB 고객이라면 꼭 들어야 할 필수 행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수 등급 '투 체어스' 고객 자녀에게 유학할 때 필요한 서류와 송금 절차, 현지 정보 등을 알려주는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한다. 미국을 포함해 우리은행 해외 지점이 있는 나라에 유학 계획이 있으면 나중에 현지에 갔을 때 은행 계좌를 곧바로 이용하도록 해주는 '사전 계좌 개설 서비스'도 진행한다.
SC제일은행 우수 고객의 자녀는 국내와 해외를 누비며 견문도 쌓고 경제도 배우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1~25일에는 우수 고객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싱가포르국립대 견학 등 코스를 밟는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3회 열리는 이 행사는 지금까지 800여 명이 참여했다. KB국민은행은 개그우먼 박나래 등 인기 연예인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해 10·20대에게 진솔하게 얘기하는 '희망든든 토크콘서트'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 계획이다. 콘서트 참가 대상은 PB센터나 골드&와이즈 라운지 운영점 고
은행들은 2세들의 인맥 만들기도 도와주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00년부터 매년 우수 고객 자녀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지금까지 40쌍의 부부가 은행 덕택에 탄생했다. 신한은행도 자사 PWM센터에서 관리하는 고객들의 미혼 자녀들을 연결해주는 세미나와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