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인 SK텔레콤의 지주사 선언과 중국 반도체 업체 부진에 따라 예상보다 빠르게 주가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현재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격상되면 국내외 인수·합병(M&A)이 용이해져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후 1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828억원, 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같은 '쌍끌이 매수'는 향후 반도체 실적 반등과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체제 전환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하이닉스 지분을 30% 정도는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안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 주가를 보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박 사장이 SK하이닉스 지분 30%를 제시한 것을 두고 사실상 중간지주사 체제를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지주사는 상장된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약 10%포인트 늘려야 하는 것이다. SK그룹 지배구조는 지주사 SK를 정점으로 SK텔레콤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작년 하반기 이후 크게 하락하면서 현재가 매수 적기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최근 기관과 외국인이 SK하이닉스 주식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소각해 SK텔레콤 부담을 줄여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자사주 4400만주(6%)가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소각한다면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이 21.4%로 올라간다.
또 중국 반도체 업체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