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47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이 가운데 약 80조원은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현황과 업권별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내 그림자금융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469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림자금융은 비은행권에서 신용 중개에 관여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은행만큼 건전성 기준이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상황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그림자금융 중 부동산신탁 수탁액이 242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대체투자펀드 규모도 급증하면서 1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보험사나 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41조1000억원, 부동산 유동화 증권은 23조8000억원, PF 채권 보증과 신용 보강이 22조2000억원, 개인 간 거래(P2P) 부동산 대출이 1조1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계약철회·부실화 등 리스크가 예상되는 그림자금융 규모를 80조원으로 추산했다. 상품별로는 증권사가 주도하는 부동산 PF 대출과 11개 전업 신탁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부동산신탁 상품이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P2P 부동산 상품과 직접 개발형 부동산펀드 등도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 전환과 부동산 경기 정체가 예상돼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리스크에 대한 사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림자금융의 범위와 자료 공개, 업권별 리스크 측정을 위한 당국과 금융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