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비둘기파적인 행보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에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10일 코스피는 4.68포인트(0.23%) 오른 2069.39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2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이번주에만 60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날 2% 가까이 급등하면서 이날은 다소 쉬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밤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이 단행됐던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의 의사록이 공개됐다.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여건(afford to be patient)이 마련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가 상승압력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금리 인상이 만장일치로 결정됐지만 실제 연준 위원들의 입장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상당히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연준 위원들의 견해가 확인되면서 지난밤 뉴욕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관련한 차관급 대표단 협상도 지난밤 마무리됐다. 미국 측 대표단의 일원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협상 상황과 관련해 "좋은 며칠이었다"며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구매 확대를 통한 미중 무역 불균형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차별적인 기업 보조금 정책 축소,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당초 협상은 7∼8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하루 더 연장됐다. 이를 두고 미중 양측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측의 양보로 인해 무역갈등의 악화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완전한 해소 가능성 또한 낮아졌다고 판단된다"라며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경제지표 부진을 경계해야 할 필요 있는데 다음주 14 일 중국 수출입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되며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 음식료품, 기계, 유통업 등이 1% 이상 떨어졌고 전기가스업, 전기·전자, 철강·금속 등이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2742억원을 순매수해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2616억원, 62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46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POSC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330개 종목이 상승했고 471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60포인트(0.53%) 오른 683.34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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