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공시지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가격을 매기는 과정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참고가격'을 제시했다가 감정평가 업계의 반발에 밀려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지는 전국 3000만개 이상 필지의 공시지가 기준 역할을 하는 50만 필지로 객관성 확보를 위해 민간 전문가인 감정평가사가 가격을 산정한다.
공시지가는 세금 산정뿐 아니라 토지 거래의 기준이 되고, 보유세 등 각종 세금을 좌우하는 기준이어서 정부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서울 중심지역의 경우 100% 이상씩 급격히 올려 논란이 커진 데 이어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다시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4일 감정평가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4일 감정평가사들이 표준지 공시지가를 입력하는 전산 프로그램에 '공시참고가격'이란 항목을 만들었다가 감정평가사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사흘 후에 폐기했다. 공시참고가격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이 만든 것이다. 사실상 국토부가 민간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들에게 정부가 미리 정한 가격과 비슷하게 공시지가를 산정할 것을 강요한 셈이다. 매일경제가 확보한 당시 전산 화면엔 시세가 6억8000만원인 과수원 토지의 공시참고가격을 3억5000만원으로 명시하는 등 감정원이 평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공시참고가격 항목이 추가된 후 감정평가사협회 익명 게시판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반발하는 감정평가사들의 비판 댓글로 도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정평가사는 "전문가인 우리가 왜 국가기관이 지정하는 가격을 참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공시가격은 여
[박인혜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