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고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도 휘말리면서 건설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등 20개 건설사가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제기된 고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철도시설공단은 2009년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건설사들 담합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며 20개 건설사에 총 1045억원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한신공영·한라 등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중견건설사들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올해 한신공영의 3분기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396억원)보다 60.4%나 줄었다. 같은 기간 한라는 영업이익이 69.4%나 감소해 140억원을 기록했다. 중견건설사들은 이미 고액의 과징금까지 낸 상태에서 손해배상금까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반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담합 업체들에 과징금 총 3479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철도공단이 공정위 과징금과는 별도로 법원에 담합으로 인한 공단 손해액을 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11월 손해감정액이 총 1045억원이라는 결과를
피소된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우리가 낼 손해배상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위해 개별 감정을 의뢰할 것"이라며 "과징금도 만만치 않게 냈는데 손해배상금까지 내야 돼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