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전격적으로 단행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예년으로 미루어 볼 때 내년 1월 말이나 2월께 신한금융그룹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자경위에서 인사를 두 달가량 앞당겨 단행하면서 여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26일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융 내부 절차에 의해 이뤄진 인사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한다거나 코멘트할 사안은 아니지만 사태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금융당국이 신한금융 인사가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따져 봤는데 절차상 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2 신한 사태'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거론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위 행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당황스럽다"는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위 행장은 "(인사 직후 지인들로부터) '이해가 안 간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저 또한 시기도 그렇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자경위 이후 조 회장과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는 "지난 금요일 자경위 후 무조건 통보를 받았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 회장이 인사 명분으로 '세대 교체'를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이번에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고 있는 5개 주요 자회사 CEO 중 4명이 퇴출됐다"고 에둘러 답했다.
후임 행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했다. 남은 임기를 다 마칠 계획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다. "조 회장께서 (남은) 임기 동안 내정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라고 이미 언급하신 걸로 안다"며 "내정자가 일본 근무 18년을 포함해 최근 20년간 국내 영업 경력이 없기 때문에 인수인계에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재수사를 권고한 이른바 '남산 3억원'과 '신한 사태' 관련 위증·위증교사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위 행장은 "그 문제는 행장에 선임될 때 은행 임원추천위원회 등에서도 법적 검토를 충분히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