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新전략 ④ 로봇투자 ◆
로보어드바이저가 재테크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4년 전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같은 탁월한 능력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예측하고 오를 종목을 쪽집게처럼 콕 집어주기를 원했다면,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업계 최저 수수료로 이동했다. 하락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못 내자 이제는 기대치와 함께 비용을 낮춰 장기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체투자와 해외 투자 등 기존 재테크 틀에 얽매이지 않는 '록 앤드 롤(Rock&Roll)형' 투자, 토끼 같은 기민함으로 단기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래빗(Rabbit)형' 투자에 이어 로보어드바이저 등 데이터 기반 투자로 인간의 주관적 판단 영역을 극복하는 '로봇(Robot)형' 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트랜드로 떠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 세대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추구에 맞았기 때문이다. AI 기반으로 스마트폰에서 맞춤형 펀드를 추천받고 매수까지 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회사 MK파운트에서도 20·30대 비중은 37.9%에 달한다. 0.03~0.04% 수준의 수탁·사무 보수만 받고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무료인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낮은 비용은 복리 효과와 결합해 수익률을 크게 늘리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퇴직연금 같은 장기투자를 하기에 최적화된 상품"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가장 큰 장점이다. 2016년 3000억달러 규모이던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올해 9000억달러로 성장한 배경에는 냉철한 투자라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고유 매력보다는 저렴한 수수료가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대신자산운용은 지난 7월 기본 운용보수를 아예 받지 않고 환매 시 15%의 성과보수만 받는 '대신로보어드바이저자산배분성과보수펀드'를 출시했다. 고객들에게 선취수수료 같은 보수를 먼저 가져가는 것보다 성과가 난 후 고객들에게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