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21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지방 영화관들을 팔아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 나선다.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해외 사업이 부진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국내 자산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CJ CGV는 CGV 강릉·CGV 계양·CGV 김해·CGV 동수원·CGV 마산·CGV 서면 등 전국 11곳의 영화관을 2100억원을 받고 KB부동산신탁(수탁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번 매각 규모는 자산 총액 대비 8.54%에 해당하는 규모로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21일이다. 회사 측은 이번 자산 처분 목적에 대해 "유형자산 처분 금액을 활용한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공격적인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CJ CGV는 해외에선 공격적인 외형 확대, 국내에선 비용 관리에 중점을 두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왔다. 7개국에서 총 481곳의 극장을 운영하는 CJ CGV는 2006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미국(2010년) 베트남(2011년) 미얀마(2014년) 인도네시아(2014년) 터키(2016년) 등으로 영토를 확장해왔다. 올 3분기 말 기준 CJ CGV가 운영하고 있는 스크린 수는 3558개에 달한다.
실적 부진의 진원지는 터키로 지목된다. 2016년 4월 CJ CGV는 3019억원을 들여 터키 현지 최대 극장 사업자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 지분 38.12%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때 투자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는 총수익스왑(TRS) 방식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했는데 TRS 계약은 CJ CGV가 원금 보장 의무를 진다.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CJ CGV는 터키 진출 첫해인 2016년 매출 1148억원을 올렸지만 당초 매출 목표인 3292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56억원으로 목표치(4874억원) 달성이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베트남법인마저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떨어진 11억원에 그쳤다. 실적 악화로 베트남법인 신규 상장(IPO)이 미뤄졌다. 11월 초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에서 참패하며 CJ CGV 베트남홀딩스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이 같은 해외 법인 실적을 반영한 CJ CGV 전체 실적은 올해 3분기 23억원의 손실을 내며 경고음이 울렸다. 3분기까지 올해 누적 적자만 193억원에 달한다.
실적 부진으로 빚 부담도 커지고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