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국내 시황 부진에 20%대 손실을 본 펀드가 속출한 가운데 증시 하락장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적지 않다. 기업 실적 회복에 베팅해 고수익을 내는 상품이 나오는가 하면 주식형 펀드 대비 기대 수익이 낮은 채권형 상품에서도 10%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ETF가 등장했다.
중공업과 건설 등 그동안 소외돼 왔던 업종 ETF 역시 관련 업종 주가 반등에 고수익을 내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KODEX턴어라운드투자 ETF는 지난 17일 기준 최근 1년 동안 9.96% 수익을 냈다. 2년을 기준으로도 수익률이 18.48%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는 4.67% 손실을 보며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4%대 수익을 내며 빠르게 수익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ETF는 실적이 회복되는 초입에 놓인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3년 이상 실적 데이터가 있고, 시가총액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이 편입 대상이다. 연간 4번 종목 교체(리밸런싱) 작업을 거쳐 실적 가능성이 높은 주식 비중을 늘려 담는 구조다. 이 펀드는 17일 기준 한진(3.72%), 세아베스틸(3.67%), 대림산업(3.60%), 현대제철(3.58%), OCI(3.50%) 순으로 편입 비중이 높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는 건설주를 축으로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덕을 크게 봤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에 투자해 기대 수익이 낮을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10%대 수익을 거둔 채권형 펀드도 등장했다.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지리 ETF는 최근 1년간 수익률 10.92%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국고채 10년 지수 일간 변동률 대비 2배 만큼 수익·손실이 나는 상품으로 올해
국내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ETF에서는 건설과 중공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 KBKBSTAR200중공업, 미래에셋TIGER200건설, 삼성KODEX건설 ETF 등이 모두 1년 수익률 기준으로 10%를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