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낀 금융지주계열 보험대리점 설립 가능

신한, KB금융 등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회사에서도 보험대리점(GA)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 메리츠, 삼성 등 은행이 없는 지주회사들은 GA를 독자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반면 은행을 낀 금융지주회사에만 GA 소유를 금지하는 것이 '역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조치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으로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일부개정안' 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21일까지 업계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해당 규정을 개정하기로 하고 조만간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안의 핵심은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 소속 보험회사들도 GA를 보유(지배)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은행이 없는 메리츠 등 지주회사는 GA를 둘 수 있었던 반면 신한, KB 등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회사는 GA를 소유할 수 없었다.
이번에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GA 덩치가 커져 기존 보험회사들의 신규 보험 판매 건수를 추월하고 수수료 등으로 보험회사들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면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지난 1분기 GA의 보험 모집액은 9조9000억원으로 전체에서 53%를 차지했다. 작년 말 GA 소속 설계사는 22만3000명으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18만9000명)보다 많았다.
이번 개정안이 확정되면 금융지주회사에서도 자회사형 GA 설립이 가능하다. 신한생명은 판매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다 지주회사법에 막혀 설립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규모가 작은 생보사들도 이번 기회에 대면채널 강화 차원에서 자회사 인수나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규정 변경 예고 내용에는 계열사 간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목적 정보 공유 절차 간소화 등도 포함됐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로서는 환영할 일"이라며 "금융회사들이 GA를 직접 자회사로 두게 되면 보험상품 외에 은행 상품과도 다양한 연계 상품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보험설계사들을 모두 정규직화하면 보험회사들이 판매 조직을 직접 보유하기가 부담스러운데 이에 대응하는 방법도 된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