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국내 대표 남북경협 기업인 아난티에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미국이 대북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북한에 관심을 보여온 짐 로저스의 이번 결정이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비춰질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내 리조트 업체인 아난티는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당일 주총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짐 로저스는 사외이사로 정식 등재된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주주 찬반 투표로 결정한다. 짐 로저스의 경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주총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에 오르는 것은 남북경협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상장사 중에선 처음이다.
올 들어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짐 로저스와 아난티의 사외이사 선임 논의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티는 향후 북한 투자 계획 등에 대해 짐 로저스로부터 다양한 자문을 구할 수 있고, 짐 로저스는 경협의 최전선에서 북한의 움직임을 살피며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에선 대북제재가 조만간 완화되고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짐 로저스는 지난 7월 방한 때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중국이 1980년대 서방 국가와 국교를 수립한 이후 40년간 크게 성장했는데 앞으로는 북한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난티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있는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168만5000㎡(51만평
[송광섭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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