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11월 6일~12월 7일) 누적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10%를 넘으면서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 대비 5% 이상 오른 종목은 14개다. 이 중 셀트리온(10.21%) 대림산업(9.49%) 카카오(8.12%) 한미약품(7.03%) CJ대한통운(6.79%) 상승률이 가장 높다.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오른 만큼 공매도 투자자가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하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리면 공매도 물량을 되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 때문에 약세장에서 공매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이용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손실을 키운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의 힘을 누른 대표적인 실적주다. 지난 한 달간 공매도 거래 비중이 17%를 기록하며 코스피 전체에서 7번째로 높았지만 주가는 공매도 평균가(22만2745원) 대비 10.21% 올랐다. 특히 지난달 14~20일에는 공매도 거래 비중이 최대 31%로 치솟았음에도 주가가 1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실적 행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 미국에 트룩시마가 상륙하면 더 큰 매출이 기대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가격이 저렴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리툭산은 미국에서만 연 42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벌어들인다.
대림산업은 전체 거래량의 11%인 42만2049주가 공매도로 쏟아졌지만 주가가 9.49% 상승했다. 건설 부문 원가율 개선으로 분기마다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을 낸 덕분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올랐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건설사 중 가장 높은 8.2%를 달성했다.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내년에 중동과 러시아 등지에서 수주가 예상되는 사업 규모만 2조원을 넘어선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주택 부문은 실적이 소폭 감소하지만 플랜트 부문 매출은 신규 수주로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 규모 암모니아 생산공장을 수주한 바 있다.
국내 택배 1위 업체 CJ대한통운도 공매도의 하방 압력을 이겨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으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이 전망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택배업체 간 출혈 경쟁이 멈춘 데다 내년에는 택배 단가 인상도 예상된다. 2·3위 업체 한진과 롯데택배는 이미 3분기에 택배 단가를 전년 동기 대비 3%씩 인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 평균 단가가 1% 오르면 영업이익이 28% 늘어나는 만큼 이익 모멘텀이 크다"며 "CJ대한통운이 점유율 50%에 달하는 시장 지위에 걸맞은 프리미엄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카카오는 핀테크, 모빌리티, 커머스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에 수급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이들 실적주를 중심으로 '쇼트커버링'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쇼트커버링이란 공매도했던 물량을 되사들여 갚는 것인데,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을 빨리 청산해야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쇼트커버링은 빌렸던 주식을 다시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