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이후 개인들은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이 종목을 8조원 이상 순매수했지만 투자수익률은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고점론이 불거진 데다 정부의 금융 계열사 관련 규제로 오너 지배력이 흔들리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10일 이후 이달 6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8조7218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주식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개인들의 투자 욕구를 불러일으킨 것은 단연 실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D램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급증세다.
2016년 29조2407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53조6540억원으로 1년 새 이익이 83.5%나 늘어났다. 올해도 64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액면분할은 개인들의 매수에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50대1 액면분할 안건을 의결했고 5월 4일부터 액면가가 5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소액주주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3월 말 24만명이었던 주주 수는 9월 말 67만명까지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주가 수익률은 개인들의 기대에 크게 어긋났다. 액면분할이 시작된 5월 4일 이후 이달 6일까지 주가가 23.6%나 떨어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로 따져봐도 주가가 1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8.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업종의 SK하이닉스 주가가 현 정부 출범 이후 18.7%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상대적 약세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실적보다는 외부 악재에 시달렸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민주화 과제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이란 명목하에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팔도록 압박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더 팔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도체 가격이 꺾일 것이란 외국계 보고서가 올 들어 쏟아진 것도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