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경제 관념'이 부족한 편이던 직장인 유세진 씨(28)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는 간편·무료 신용조회를 해본 뒤 금융에 관심이 늘었다. 유씨는 "처음 조회했을 때는 신용등급이 4등급이었지만 지금은 2등급으로 올랐다"며 "앱이 안내하는 대로 별생각 없이 썼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은행 대출로 대환했고, 카드 사용액을 한도의 20% 내로 꾸준히 유지한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업점 발품을 팔지 않고도 앱에서 '대출 가능성 진단'과 '맞춤 추천'을 이용해 만족스러운 수준의 금리로 신용대출 상품을 결정했다.
이처럼 신용점수·등급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 맞춤형 간편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최근 '신용 올리기'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용 점수를 높이기 위해 신용조회사(CB)에 추가로 제출해야 했던 통신료·국민연금 납부 내역이나 소득증빙 서류 제출 등 절차를 클릭 몇 번으로 간편화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7월에는 금융상품 추천 플랫폼 '핀다'가 유사한 서비스를 먼저 도입했다. 간편송금 분야에서 인기를 끄는 '토스'가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인 뒤 후발 주자가 가세하며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보 주체'의 권리와 정보 활용을 강조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일치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5월부터 자기정보통제권을 강화한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 또 기존 금융사가 독점해 온 고객 금융 정보를 핀테크 산업에 공개하도록 한 '개정 지급결제 서비스 지침(PSD2)'도 올해 들어서 도입됐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에게 가장 기본적인 지표가 아직도 불투명하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실험적이었지만 결국 금융혁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토스는 고객 유치 효과도 톡톡히 봤다.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 이용자는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이력으로 신용도가 떨어진 고객이 있다면 '저금리 상품으로 대환하라'고 컨설팅할 수 있다"며 "마케팅은 물론 고객의 금리 부담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