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응암1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역은 336가구 모집에 1만1455명이 신청해 최고 경쟁률 183대1, 평균 경쟁률 59.05대1로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이는 올해 진행된 서울권 전체 분양단지 중 5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경쟁률 상위 5곳 중 일반공급이 200가구 넘은 곳은 힐스테이트 녹번역이 유일하다. 타입별로 살펴보면 8가구를 일반모집한 74㎡ 타입에 1464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첨 물량이 가장 많은 84㎡ 타입(52가구 모집)에는 가장 많은 3370명이 몰렸다.
최근 각종 규제와 시장 침체 분위기로 잠잠했던 청약시장은 이번주 모처럼 기대주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온기가 감돌았다. 특히 이날은 오랜만에 서울 2곳에서 동시에 청약이 진행되며 수요자 관심이 집중됐다. 두 단지 모두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교통·교육 등 주변 환경이 우수해 특히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청약단지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단지는 디에이치 라클라스였다. 올해 마지막 강남 재건축 단지로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최소 3억~4억원 정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라클라스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으로 지난 11월 초 분양한 리더스원의 3.3㎡당 평균 분양가(4489만원)보다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아파트 모두 분양가 9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다"며 "라클라스 주력 주택형인 전용 84㎡는 현금이 16억원 안팎 필요해 현금 부자만 청약이 가능한 만큼 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힐스테이트 녹번역은 분양가가 최저 3억5960만~최고 7억1370만원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단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최고 장점으로 꼽혔다. 신혼부부 등 30·40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5일에는 이런 청약 열기가 '래미안 리더스원'(서초 우성1차 재건축) 미계약분 추첨으로 옮겨붙을 기세다. 이날 삼성물산에 따르면 래미안 리더스원의 정당 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을 마친 결과 총 26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일반분양 물량(232가구)의 10%가 넘는 물량이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막혀 최소 10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6일 실시된 1순위 청약에 무려 967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1.69대1로 마감된 바 있다.
지난달 말 진행한 정당 계약에서 다수 미계약분이 발생했고, 이달 3일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까지 진행했으나 끝내 26가구가 팔리지 않은 채 남았다. 26가구 미계약분은 83·84㎡ 등 중형 타입에서만 나왔다. 일반분양 232가구 가운데 83㎡ 23가구, 84㎡ 162가구로 공급가구가 가장 많았던
삼성물산은 남은 미계약 물량에 대한 인터넷 공개 추첨을 5일 진행한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이면 신청 가능하다. 당첨자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며, 계약은 7일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추동훈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