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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의 슬라이딩형 '세이프 스크린'이 적용된 콜드 월렛 내장 스마트폰 'FINNEY’ <사진제공: 시린랩스> |
보안용 스마트폰 전문제조사 시린랩스가 블록체인을 이용해 꿈꾸는 세상이다.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모인 100여명의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들에게 모세 호게그 시린랩스 창업자는 "앞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비트코인을 전달하는 일이 일상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업계와 언론에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지갑을 내장한 스마트폰 '핀니(FINNEY)"를 공개하고 실제 제품 시연 행사를 가졌다.
핀니는 보안 특화 스마트폰을 제조하던 시린랩스가 블록체인 산업 분야에 뛰어들며 개발한 첫 제품이다. 시린랩스는 지난해 암호화폐 공개(ICO)를통해 1억 5800만 달러(약 1762억원)의 자금을 모은 뒤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업비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토큰이 상장돼 있긴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핀니는 구체적인 첫 성과물인 셈이다.
직접 접한 핀니는 평범한 스마트폰의 디자인에 숨어있는 슬라이드형 미니 스크린이 인상적인 제품이었다. 스마트폰 상단 뒤편에서 미끄러지듯 올라오는 별도의 스크린은 암호화폐 지갑의 하드웨어, 지갑의 암호를 입력하는 보안 수단 등을 적용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보안 운영체제 '시린OS'는 사용하기에 큰 불편이 없는 수준이다. 특별히 탑재된 자체 애플리케이션은 핀니 사용자간 암호화폐 주고받기·암호화폐 종류 변환 등이 쉽게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린랩스는 교환에 드는 별도의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호게그 창업자는 "전 세계 4000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모두 다른 콘셉트와 토큰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가 마켓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직접 스마트폰 끼리 수수료나 속도 지연 없이 바로 토큰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토큰 종류의 즉석 변환도 지원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린랩스가 보안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제조하던 기업인 만큼 보안 기술의 우수성도 수차례 강조됐다. 아미트 크렐만 시린랩스 연구개발(R&D) 부사장은 "스마트폰 디바이스의 하드웨어와 암호화폐 지갑 하드웨어를 완전히 분리한 설계로 철저한 보안을 제공하며, AI를 적용한 앱으로 스마트폰이 오프라인 상태일 때나 비행기모드 일 때조차 보안 위협을 24시간 모니터링 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린랩스 측은 이날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유통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아마존 런치패드가 핀니의 새로운 유통 파트너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런치패드는 아마존이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의 제품들을 초대형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암호화폐 거래와 사용의 대중화를 위해 본격적인 '스타 마케팅'에 나선 것도 시린랩스의 특이한 행보 중 하나다. 핀니 발표 행사장에는 시린랩스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복싱 챔피언 게나디 골로프킨이 참여해 직접 마케팅에 나섰다. 특히 청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리오넬 메시는 직접 무대에 올라 시린랩스 측과 대담을 진행했다. 그는 "보안과 프라이버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바르셀로나(스페인)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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