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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1.21(2.4%) 상승한 51.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며 원유시장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저가매수도 유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한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이미 지난 23일 50달러까지 추락했다. 최근 고점(지난달 3일 배럴당 76달러) 대비 34%가 떨어진 것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최근 고점 대비 각각 31%, 22% 급락했다. 공급 과잉 우려와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소식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가 심리적 지지선인 60달러가 무너진 후 바닥을 찍었다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40~50% 수준의 원금손실 가능구간에 도달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DLS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최대 연 12%의 쿠폰을 지급하는 '하나금융투자 DLS 3084회'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두 가지 원유(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Brent))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연 8%를 추구한다. 단, 기초자산의 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7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는 경우 1년째 되는 날 연 12%의 쿠폰을 지급받고 청산되는 상품이다. 국내 제1금융권의 1년 정기 예금 금리가 최고 2.2%인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율이 나쁘지 않다.
다만 유가는 바닥을 확인할 수 없어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DLS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0년 4월 배럴당 114달러였던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2016년 2월 26달러까지 급락한 바 있다. 두바이유의 경우에도 2012년 3월 배럴당 124달러였다가 2016년 26달러까지 추락했다.
유가가 20달러대로 추락한 지난 2016년 1~2월 원유 관련 투자상품들의 녹인에 진입한 규모가 9000억원이 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급락이라는 표현이 안 어울릴 정도로 예측하기 힘들다"며 "배럴당 70달러였던 유가가 50달러로 가게 된 건 유가 하락요인이 존재하는 건데 50달러로 갔다고 해서 하락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DLS 상품의 경우 연 수익율과 녹인 배리어(손실가능 구간)를 같이 봐야 한다"며 "보통 DLS는 배리어가 50%인데 40%로 설정하거나 기초자산을 많이 잡은 상품의 경우 조기상환이 힘들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편,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DLS 발행액은 16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DLS 발행액은 16조1509억원으로 국내 증권시장에서 DLS가 처음 발행된 지난 2005년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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