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시에서 선박용 엔진제조사 HSD엔진 주가는 전날보다 2.4% 떨어진 4470원에 마감했다. 선박 부품업체인 해덕파워웨이도 4.76% 하락한 1100원을 기록했으며, 조선 철골 납품사인 화인베스틸도 4.89% 내린 2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한라IMS(-1.62%), 중앙오션(-0.15%), 삼강엠앤티(-0.65%) 등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약세를 보였다. 동성화인텍(1.34%), 세진중공업(1.26%)은 주가가 올랐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현대중공업(-1.11%), 삼성중공업(-0.39%), 대우조선해양(1.01%) 등 대형사의 주가는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 대책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은 이유는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날 정부는 △중소 조선사·기자재 업체에 7000억원 신규 금융 지원 △2019~2025년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선 140척(1조원 규모) 중소 조선사에 발주 △자금력 부족한 기자재 업체에 3000억원의 제작 금융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중소형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들이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조선사들이 금융 지원만으로 수주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발주 계획에 포함된 LNG 추진선은 중소형 조선사들의 기술력만으로는 건조가 쉽지 않은 선종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 방안이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원 범위가 대형사로 확대되더라도 영향이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올해 신규 수주 점유율은 역사적 최고치인 43%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지원 규모로는 대형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정부 지원으로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지원책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LNG 추진선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도움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NG 추진선 투자를 통해 기자재 기업들에 LNG 추진 계통에 관련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