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인 분식회계 결론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5일 아침부터 간부 회의를 열고 사태 대응과 향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새벽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우리 회계처리가 기업 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회계처리 적정성을 공정하게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 결론에 대한 항전 의지를 밝힌 것이다. 또 2011년 회사를 설립한 후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해왔고, 2년 연속 글로벌 CMO 리더십상 전관왕을 차지하는 등 한국 바이오산업에 기여해 왔지만 이번 사태로 성과가 묻히는 데 대한 답답한 심경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김 사장은 "지속적 혁신과 최근 가동한 3공장 수주 확대, 신규 사업 등을 통해 세계 1등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을 맡긴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회사 측 입장과 상황 등을 담은 문서를 곧 보내기로 했다. 고객사들이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적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심대한 품질 하자나 공장 운영 차질, 청산해야 할 정도의 재무적 곤란 등이 아니면 계약 해지 조건이 안 된다"며 "생산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회계 사안인 만큼 고객사들이 계약을 철회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체는 시장 위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무슨 꼬투리를 잡힐지 모른다는 판단에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등 호재가 나오더라도 크게 이슈화하기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회계처리 기준이 강화될지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캐피털(VC)은 해외 투자자에게 나쁜 시그널을 준 게 가장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투자업체 임원은 "외국에서는 삼성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보기 때문에 삼성이 부정
하면 한국 바이오업계 전체가 그렇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피어스파마 등 외신들은 삼바 사태를 다루면서 태극기 사진을 걸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진흥한다고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삼바 사태처럼 나오니 투자자들은 헷갈린다"고 털어놨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