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안전한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수 하락분을 배당금으로 메울 수 있는 배당주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펀드 시장에서도 배당주를 담는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56개 국내 액티브 주식형 배당주 펀드로 지난 3개월간 유입된 자금은 전일 기준 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개월로 범위를 넓혀 보면 2799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시황 부진으로 국내 액티브 펀드에서 자금이 줄줄 새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배당주 펀드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배당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점도 배당액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들은 최근 하락장에서 성공적으로 주가를 방어했다. 코스피 2100선이 무너진 이날도 제일기획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표적인 고배당주는 상승 마감했다. 전날 현금배당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포스코도 이날 1.92% 올랐다. 배당주 선호심리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시기적으로도 배당주가 주목받을 때인 데다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인한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 등 배당주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이벤트가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 하방압력이 강해지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경기 순환주보다 배당주 같은 방어주가 인기를 끄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배당주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코스피 하락률에 비춰봤을 때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3개월간 코스피가 8% 가까이 하락한 반면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6.1%에 그쳤다. 수익률 상위 10개 배당주 펀드만 놓고 보면 평균 수익률은 -2.7%대에 머물렀다. 배당주 펀드가 주로 담는 에스오일 등 정유주, SK텔레콤 등 통신주가 하락장에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배당 주식을 추종하는 증권상장지수펀드(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