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펀드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수익률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친시장 성향의 후보가 1위에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최근 3개월 사이 10% 이상 상승했는데 오는 28일 결선 투표 이후 대통령이 최종 선출되면 연금 개혁 등 개혁 정책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여전한 데다 올해 브라질 증시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감안하면 투자 시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10개 브라질 펀드는 최근 1개월간 15.50% 수익률을 보였다.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도 11.60% 수익을 올려 최근 흐름이 좋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최근 1개월과 3개월 동안 각각 -0.32%, -0.12%로 부진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인 것은 브라질 펀드가 유일하다.
개별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 펀드가 최근 1개월간 17.88% 수익률을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다. 이 상품은 브라질 증시를 구성하는 업종별 1등주를 고루 담아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 펀드와 미래에셋인덱스로브라질 펀드 역시 같은 기간 17%가 넘는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브라질의 구조 개혁이 경제 관료들의 주도하에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재정적자가 브라질 경제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는데, 재정적자 축소 여부와 직결되는 정치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7%대에 달하는데 5년 후에는 전체 인구 중 약 28%가 연금을 받게 돼 연금지급액과 의료보험, 공공부문의 급여 등 개혁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 여부와 20여 명 후보 예정자로 확대되던 정치 불확실성은 브라질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며 "친시장적 성향을 가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시기에 환율과 증시가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시장적 후보가 1차 선거에서 15%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벌리며 승리한 점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라질 증시가 신흥국 위기 고조와 정치적인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급등락을 반복해왔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다. 1분기 브라질 펀드는 9.71% 수익을 올렸지만 2분기에는 -24.06% 수익률로 고전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급등락을 반복한 브라질 펀드는 1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신흥국 금융위기 확대 등으로 불안감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