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신탁사 인가를 준비하는 곳은 NH농협금융지주다. 일찌감치 '부동산신탁 자회사 설립 추진팀'(가칭)을 꾸리고 외부 자문사를 선정해 신규 인가에 대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앞서 올해 7월 NH농협리츠운용을 출범시켜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신규 인가를 통해 부동산 개발신탁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농촌에 기반을 둔 농협금융이 인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안팎의 기대도 크다. 업계에서는 임종룡 전 회장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김광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부동산신탁사 출범을 새로운 성장발판의 하나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만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고 있어 NH 외에 신한금융지주도 부동산신탁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따낼 수만 있다면 무조건 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대형 금융지주에 라이선스를 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가 인가전에 뛰어들고 최종 선정되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수 있기 때문에 핸디캡이 될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신한은 오히려 기존 신탁사 인수를 현실적 대안으로 삼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는 아시아신탁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주주 지분 인수를 협상 중이다. 업계 10위권인 아시아신탁의 지난해 순이익은 282억원이고, 시장에서 추정하는 인수금액은 2000억원 안팎이다. 자산가치에 비해 프리미엄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신한 측 의지가 워낙 강해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2조3000억원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보험업계 반응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지만 신한은 인수가격보다 그룹 내 시너지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따졌다. 연내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도 비은행 부문 확대 차원에서 부동산신탁사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부동산신탁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진출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 정부의 균형발전, 경쟁촉진 정책 기조를 놓고 볼 때는 지역 금융지주사나 저축은행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데다 선정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권의 한 대형저축은행 대표는 "부동산신탁업 수익성이 좋다고 해 관심은 있다"면서도 "당국이 저축은행들의 사업 범위 확장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15일께 인가 기준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높아 신규 인가 대상이 2곳에서 3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 인가 건수와 인가 범위, 절차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이달 중 부동산신탁업 인가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관리형만 내줄지, 차입형도 같이 내줄지, 기존 금융회사에도 허용할지 등 쟁점을 정리하고 평가 방식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주가 신탁한 부동산을 활용해 수익을 거둬 소유주와 나누는 사업으로, 최근에는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이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공사 보증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과열 억제 대책을 쏟아내고 있어 향후 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부동산신탁업 경쟁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
[박만원 기자 / 이승윤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