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당초 11월 증시 입성을 목표로 했으나 상장 시기를 내년 2월로 늦추기로 했다. 해외 투자자가 소화해야 할 공모 물량이 많다 보니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리츠는 공모 물량 중 절반 이상을 해외 투자자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펀드 관계자는 "국내에서 조 단위 공모 리츠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되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 역시 내부 절차와 투자 심의 등을 위해 최소 3개월 이상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 그룹이 부동산 또는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 수익(부동산 임대소득, 매매차익, 개발이득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상품 구성에 따라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배당금을 받는다. 우리나라에는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 처음 도입됐다.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홈플러스 매장 142개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0여 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는 국토교통부에서 올해 7월 리츠자산관리회사(AMC)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의 설립 본인가를 획득했으며, 지난 11일 홈플러스 리츠에 대한 영업 인가 승인을 받았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홈플러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홈플러스가 홈플러스 리츠에 44곳의 매장을 매각하며 이에 대한 위탁운용을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이 맡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리츠 공모 규모가 1조7000억원으로 상장되면 국내 최초 1조원대 리츠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리츠 시장에는 조 단위 리츠가 다수 상장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리츠가 활성화하지 못해 조 단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글로벌 부동산 관련 지수에도 포함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장 시기가 조정됐지만 해외에서 공모 물량 세일즈는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리츠는 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할 수 있는 국내 대형 리츠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높은 유동성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 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이 크게 성장한 일본과 홍콩은 지난 8년간 1조원 이상 규모가 상장된 리츠 건수가 전체 상장 리츠 건수 대비 각각 65%, 100%에 이르는 등 조 단위 리츠 상장이 보편화돼 있다"면서 "홈플러스 리츠 상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리츠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상장 리츠는 개인 투자자가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매매 가능하고,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퇴직 연금의 리츠 투자를 허용하고, 리츠 상장 규정을 완화하는 등 공모 리츠 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등으로 이어지던 공모 리츠 활성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