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 강성부 대표 |
13일 사모펀드(PEF)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가 LK파트너스에서 독립해 만든 KCGI는 블라인드 펀드 모집에 나선 지 1개월여 만에 14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KCGI는 모집된 자금을 토대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거나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펀드 투자 콘셉트도 이름처럼 명확하다.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뒤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행동주의 펀드로서 기업의 2~3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과 회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대주주로 지분을 확보한 뒤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있다.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KCGI의 관심사다. 지분을 인수한 뒤 후계자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거나 기업 가치를 올려 다른 원매자나 직원들에게 지분을 다시 매각하는 형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ESG) 투자도 고려 중이다.
LK파트너스에서 진행했던 요진건설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요진건설은 당시 정지국 회장이 갑작스레 작고해 상속세를 마련할 자금이 필요했다.
LK파트너스는 55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요진건설 지분 45%를 취득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올해 1월 LK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는 요진건설 지분을 1대 주주에게 되팔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에게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 인수한 지 2년 반 만이다.
지난해에는 한일시멘트·신한금융투자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강 대표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있는 사례가 많다"며 "이번 펀드에도 기존 지배구조 펀드의 성공 경험을 공유한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 최초로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다. 2005년 지배구조 보고서를 내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대기업의 계열사
신한금융투자에서 글로벌자산전략팀장으로 일하며 애널리스트로서 명성을 얻던 중 2015년 LIG그룹 PEF인 LK파트너스 대표로 취임하며 시장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이어 KCGI를 설립하며 지난 8월 독립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