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 허브'(가칭)를 연내 도입해 오프라인 지점 디지털 혁신에 나선다.
스마트 허브는 은행 지점 입구를 차지한 기존 순번 발급기를 업그레이드한 디바이스다. 기존 발급기가 지점별로 따로 구동됐다면 스마트 허브는 900여 개 전 지점의 대기 인원과 현재 처리 업무를 클라우드로 공유해 중앙 지점에서 관리할 수 있다. 일부 시중은행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지만 대당 2000만원이 넘는 고비용 때문에 일부 대형지점 도입에만 머물러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미니 컴퓨터 기판인 라즈베리 기술을 활용해 10만원 선으로 단가를 대폭 낮췄다. 기존 기기 한 대 가격으로 900여 개 우리은행 전 지점에 즉시 보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전국 스마트 허브 정보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에게 실시간 제공된다. 포털사이트에서 '우리은행 충무로지점'을 검색하면 '일반창구 ○○명, 대출창구 ○명'처럼 즉시 확인 메시지가 뜬다.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가 빅데이터 방식으로 분석한 예측 서비스도 제공된다. 원하는 시점의 예상 대기 인원을 알려줘 고객들이 은행지점을 방문할 때 참조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은행은 스마트 허브를 오픈 플랫폼화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IT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이 참여해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측은 "AI 스피커로 음성안내를 하거나 디스플레이를 연동시켜 근처 다른 지점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서 함께 사업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스마트 허브 도입은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상반기 디지털협의회에서 "오프라인 지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해 탄생한 아이디어다. 손 행장은 은행 내·외부 디지털 전문위원과 함께 디지털 관련 전략을 논의하는 디지털협의회를 격월로 주재하고 있다. 지난 7월 '드림 셀'이라는 이름으로 사내 공모가 실시됐고 스마트허브가 첫 번째 케이스로 선정됐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직원들은 연말까지 디지털금융그룹에서 개발업무에만 집중한다. 우리은행이 사내 벤처를 통해 제안자가 사업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CDO)은 "모바일을 앱을 통한 비대면 영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지점도 디지털화해나가는 투 트랙 방식"이라면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