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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 24곳의 신계약 규모는 153조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상반기 초회 보험료는 2조7510억원에 머물러 1년 전(5조1178억원)과 비교해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초회 보험료란 보험 가입자가 처음 낸 보험료인데 보험산업의 대표적 성장지표다. 초회 보험료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국내 보험산업 성장세가 올해 들어 충격적으로 꺾였음을 의미한다. 2015년과 2016년 상반기에는 초회 보험료가 7조원에 육박했다.
보험 영업 형태별로 분석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면모집, 즉 생보사 전속 설계사와 보험 대리점 영업에 의한 계약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대면모집 규모는 2조655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면모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지만 텔레마케팅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는 같은 기간 5% 넘게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텔레마케팅이나 홈쇼핑 등 비대면 영업보다 대면 영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그동안 설계사 네트워크에 의존해 성장해온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한 보험사 서울지역 지점장은 "불경기로 인해 인맥을 활용하고 인정에 호소하는 판매 방식도 먹혀들지 않는다"면서 "저출산·고령화로 보험 수요 자체가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설계사 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6월 말 현재 생보협회에 등록된 설계사는 11만8000여 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정도 줄었다. 2013년 6월에는 15만3000여 명이었는데 5년 만에 11만명대로 감소한 것이다. 한 생보사의 설계사 지원부서 관계자는 "과거 '보험왕'과 '보험아줌마'가 상징하던 설계사 영업 전성시대는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보험상품의 특장점과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게 돼 갈수록 비대면 판매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사리 계약을 유치해도 몇 년 전과 비교해 계약 규모가 줄어 설계사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설계사는 계약액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받는데 올해 상반기 개인 가입자의 신계약 평균 계약액은 2503만원으로 3년 전(3287만원)과 비교해 20% 넘게 감소했다.
신계약 침체와 이에 따른 설계사 수 감소에는 규제 강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당국 지침에 따라 저축성 보험 판매를 억제하고 있다.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금 부채평가 기준이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금리 차이로 인한 이자 부담이 모두 부채가 되기 때문에 저축성 보험 잔액이 많을수록 보험사 재무 건전성은 악화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면서 설계사에게 고액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저축성 보험 영업이 막히면서 설계사 수입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상당수 설계사는 변액보험 판매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 변액보험은 저축성 상품처럼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박만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