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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같은 턴어라운드주 가운데 주가가 청산가치를 밑도는 우리은행, 기아차, 대우조선해양 등 세 종목을 올 하반기에 각각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3분기(7~9월)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4분기 우량주에 대한 투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증권사 3곳 이상)와 외국인 투자 동향을 살펴본 결과, 두 변수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올 하반기(7월 2일~9월 4일)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 15개 중에서 14개의 4분기 영업이익(금융권은 순이익 기준)이 작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5곳 중 유일하게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네이버는 올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불과 0.9% 감소하는 것으로 나와 실제 실적은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외부 변수가 커 보일수록 개별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하며 한 박자 빠른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진 15곳 중 작년 4분기보다 올 4분기 이익이 40% 이상 늘어나고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종목은 우리은행, GS건설, 기아차, 대우조선해양, 대림산업 등 5곳으로 좁혀진다.
외국인은 코스피 은행주 중에서 올 하반기 우리은행(1762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올 4분기 순이익이 2158억원으로 예상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실적과 수급 호조는 우리은행의 국내외 사업이 탄탄한 데다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하며 해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영업망이 412곳에 달해 국내 최다 규모다.
올 상반기 국외 부문 순이익은 108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950억원)보다 13.7%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주가연계신탁(ELT) 판매 급증이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신탁수익만도 작년 동기 대비 53.1%나 증가했다. 희망퇴직으로 장기 비용 절감 효과도 예상된다.
또 우리은행은 올 4분기에 금호타이어, STX엔진 등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로 대손충당금의 추가 환입을 예상한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 PBR는 0.49배로, 청산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금융주인 KB금융(0.55배)보다도 저평가돼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사드 악재로 신음해 온 기아차는 올 4분기 신차 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아차가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소형차 '쏘울'의 새 모델을 5년 만에 출시해 국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4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2.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 시장에선 미국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8월 5만3864대를 팔아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차 모델 중 '옵티마'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이상 증가해 판매 개선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PBR 기준으로 보면 기아차는 0.43배로 현대차(0.47배)보다 저평가됐다. 5일 기아차 주가는 코스피 하락세에도 나 홀로 1.9% 오르며 선방했다.
올 하반기 외국인은 조선주 중에서 대우조선해양(1038억원)만 유독 순매수하고 있다. 작년 4분기 351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조선해양은 올 4분기 1087억원 흑
이 종목은 올 들어 꾸준한 수주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7월 말까지 35억3000만달러 규모 신규 수주로 올해 목표(70억달러)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달 수주 결과가 나오는 20억달러 규모 해양 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올 하반기 주가가 8% 반등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