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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그룹이 창립 17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창립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용병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MBK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59%를 신한금융이 인수하는 가격은 2조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양측이 최종 협상 과정에서 가격보다 더 신경 쓴 부분은 우발채무 처리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실사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부실이나 채무가 나중에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진 것이다.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도 육류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에 대해 매각 주체인 보고펀드와 유안타증권이 충분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지난해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MBK 측은 최초 희망 가격인 3조원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감수하는 대신 우발채무에 대한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는 데 주력하고, 신한금융도 인수 절차 종료 시점 전에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MBK 측에 책임을 묻는 장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결렬되는 듯싶었던 양측 간 ING생명 매각 협상이 지난달 초 재개된 지 한 달여 만에 타결을 앞두면서 신한금융은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는 동시에 생명보험 업계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부상하게 됐다. 신한금융은 9년 동안 유지했던 리딩뱅크 자리를 지난해 KB금융에 내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서도 KB금융보다 1200억원 적은 1조796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순이익 3400억원을 거둔 ING생명을 품에 안으면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자산 규모에서도 신한금융은 지난 6월 말 기준 453조원으로, ING생명 31조원을 합치면 총 484조원에 달해 KB금융(463조원)을 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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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일 '하나의 신한'을 강조해 ING생명 인수를 앞둔 통합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3일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조 회장을 비롯해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약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7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창립기념식은 예년과 달리 지주회사 직원 중심 행사에서 벗어나 모든 그룹사 임직원이 한데 모여 화합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공식 명칭도 '신한금융지주회사 창립 17주년 기념식'이 아닌 '신한금융그룹 창립 17주년 기념식'으로 바뀌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조 회장은 2020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0 Smart Project'의 반환점을 맞아 새로운 추진동력으로 'One Shinhan'을 제시했다. 'One Shinhan'에 대해 조 회장은 "그룹사의 단순한 합(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한을 남과 다르게 하는 차별적 경쟁력이자 2만6000명 임직원의 지식과 경험, 역량을 한데 모아 기존에 없던 금융을 창조해가는 현장의
[박만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