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의 인기 비결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저렴한 투자비용이 매력적이다. ETF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보수율이 낮은 특징이 있다. 주식처럼 매매하지만 증권거래세가 없기 때문에 매매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저금리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시대에 투자비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둘째, 환금성이 매우 높다. 해외투자 상품이라도 주식 결제 주기와 동일하게 3일 만에 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ETF의 큰 장점이다.
셋째, 인덱스투자 중심인 ETF 특성상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적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실제로 모 운용사에서 최근 발표한 인덱스펀드 대 액티브펀드의 10년 대결 수익률을 보면 72.01%(유리MK웰스토탈인덱스펀드) 대 31.09%(순자산 상위 50위 액티브펀드 평균)로 인덱스펀드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루하루 수익률을 보면 액티브펀드가 이긴 날이 더 많았지만, 인덱스펀드는 빠질 때 덜 빠지는 방법으로 장기 성과에서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ETF의 성공은 여기서 끝이 아닐 듯싶다. 적자생존이라는 말처럼 ETF가 스마트베타라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코스피와 같은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 위주여서 주식을 직접 매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한 상품처럼 보였지만, 최근에 나오는 ETF들은 저평가된 종목만 담거나 매출액, 부채비율 등 재무적 지표를 고려해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이른바 스마트베타 ETF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나 중국 소비주처럼 특정 테마에 집중하는 ETF들이 액티브펀드와 당당히 경쟁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ETF를 지수형이라는 이유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올인원(All-in-one) 상품으로만 바라봤지만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ETF의 진화를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이 이제는 ETF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재료로 볼 수 있게 됐다. ETF만 가지고도 웬만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품 다양성이 매매 편의성이라는 ETF의 장점과 결합하면서 EMP(ETF Managed Portfolio·ETF를 50% 이상 활용하는 펀드나 자문서비스 등을 통칭)가 부상하고 있는 게 최근 자산관리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재간접 펀드나 ETF를 활용하는 증권사 랩어카운트를 이용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특정금전신탁을 통해서도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