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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추진이 진척되면 인수금융 주관을 맡아 5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 측도 한국투자증권 제안을 받아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전략적투자자(SI)인 웅진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웨이 인수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가격협상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에 대해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직접 또는 기관투자가(LP)를 모아 인수·합병의 우군으로 나서는 식이다.
국내 1호 초대형 투자은행인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코웨이의 높은 가치와 가격 때문이다. 코웨이 시가총액은 6조8000억원에 이른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지분 27%를 대입하면 기본가격만 1조8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2조원대 초중반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수를 주도하는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과정에서 코웨이를 비롯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그룹 연매출은 1조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가용자금 동원력이 약하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웅진이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3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은 FI와 인수금융 등을 동원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 자금력이 약해 보이지만 컨소시엄과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며 "특히 현재 MBK도 코웨이를 담보로 1조원 이상 대출을 통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웅진도 인수 대상인 코웨이를 통해 1조원가량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2조5000억원대에 매각 가격이 정해진다고 가정하면 코웨이 자체로 1조원을 충당할 수 있는 만큼 실제 필요자금은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일종의 차입매수(LBO·Leveraged Buy Out) 방법을 활용하는 식이다. 다만 MBK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웅진이 대주주로 등장하면 이자비용이 보다 높아져 인수 후 자금 운용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을 줄이고 투자금을 늘리는 방안은 스틱과 한국투자증권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이 스틱과의 컨소시엄 구성 및 인수금융 주간사까지 본격적인 진용을 구축함에 따라 코웨이 매각의 관건은 MBK 측 매각 의사에 좌우될 전망이다. MBK 측은 '코웨이에 대한 매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웅진그룹이 기대하는 점은 2013년 코웨이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할 당시 맺은 '우선매수권'이다. 사모펀드인 MBK가 웅진그룹에 매각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향후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 우선매수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매입 후보자를 따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웅진 측은 MBK가 지난해 5월 코웨이 지분 블록딜(4.38%)을 단행했을 때도 우선매수권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웅진 측은 소송 과정에서 코웨이에 대한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식으로 소송을 조정 내지는 취하하자는 의견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여부보다는 코웨이를 다시 사오겠다는 의지가 더 강한 셈이다.
한편 매각설에 휩싸인 코웨이 실적은 상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5168억원에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소폭 상승한 매출 약 2조7000억원에 5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이날
매수 주체인 웅진은 장중 25.09%까지 상승한 3340원을 기록한 뒤 기대감을 유지하며 385원(14.42%) 상승한 3055원에 마감한 반면 코웨이는 1.41% 빠진 9만1000원까지 떨어진 뒤 소폭 반등하며 500원(0.54%) 하락한 9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