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7 부동산 추가 대책 ◆
↑ 박원순 서울시장이 `통개발` 계획을 밝혔던 여의도 일대 모습. 지난 26일 박 시장이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마스터플랜 발표를 미루겠다"고 말하면서 향후 개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한주형 기자] |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에 '공급 확대'가 추가된 점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공급대책 현실성이 얼마나 담보되는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말 주거복지로드맵과 올 7월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 등을 통해 전국에 44개 택지, 36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서울 등 수도권에 배정을 고려한 물량이 30개 택지, 12만가구다. 성남 금토·복정 등 14개 택지, 6만2000가구는 이미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수요억제 일변도'로 흐르던 부동산 정책이 '공급의 중요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규모 공공택지를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주택시장 안정 효과를 준다"며 "초기엔 개발 호재로 주변 집값이 들썩일 수 있겠지만 길게 보면 시장에서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 같은 계획이 '현실성' 있는지에 대해선 부동산 업계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특히 '규모'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현재
정부가 지금까지 주거복지로드맵 등을 통해 밝힌 수도권 신규 택지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았다. 택지당 4000가구 정도 수용하는 '미니신도시급'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수도권에 지정된 14개 택지 중 1만가구를 넘는 곳은 남양주 진접2(1만2600가구)와 시흥 거모(1만1100가구)뿐이다. 성남 금토(3400가구), 성남 복정(4700가구) 등 시장서 관심을 받고 있는 택지는 대부분 5000가구를 넘지 못한다.
주택 공급이 수요가 많은 지역에 '양질'로 공급될지도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지정된 추가 택지 중 수도권으로 분류된 곳도 '서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긴 어려운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서 이미 택지로 지정된 14곳 중 서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인정받는 곳은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성남 서현 △김포 고촌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정도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수도권 대상지 중에서 시흥, 화성, 양주 등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교통 등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의 공급대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장이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공급계획서 '가장 중요한' 서울의 경우 신규 택지 공급 여부가 서울시와 의견 충돌로 확실하지 않은 모습이다. 대규모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해 달라는 게 국토부 요청이지만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며 부정적이다.
현행법상 30만㎡ 규모 미만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시도지사에게 위임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시가지에서 공급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최후까지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용산 등에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6일 박원순 시장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 연기' 발언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협상 파트너'가 되어야 할 서울시와 국토부 관계도 묘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신혼희망타운 용지 개발도 곳곳
[손동우 기자 /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