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B국민은행은 연금 가입 고객에게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를 서울 여의도 세우회 빌딩에 열었다고 밝혔다.
상품에 관심 있는 고객들의 문의에 단순히 응대하는 수준이던 기존 상담센터와는 별도로 가입 고객에 대한 사후관리에 중점을 두고 컨설팅을 진행한다.
센터에 배치된 프라이빗뱅커와 VIP매니저(VM) 등 실무자는 물론 공인재무설계사(CFP) 등 자산관리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 12명이 1대1 상담을 통해 운용상품 리밸런싱과 포트폴리오 추천을 해준다.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IRP, 확정기여형(DC) 고객군을 위한 특화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다른 은행들은 로보어드바이저로 IRP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장기로 운영되고 여러 가지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IRP의 특성상 시장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이 수익성과 안정성 양쪽에서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고객이 IRP에 가입할 때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최근까지 모바일로 IRP에 가입한 고객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IRP 가입 대상이 기존 근로자에서 자영업자와 공무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된 데 맞춰 IRP 비대면 가입 서비스를 도입하고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한 '퇴직연금 엠폴리오'를 개발했다.
우리은행은 9월 스마트뱅킹으로 IRP에 가입할 때 국세청 서류를 앱이 자동으로 가져오는 스크래핑 서비스를 도입해 무서류, 영업점 무방문으로 IRP 가입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는다. 지금은 건강보험공단 서류만 스크래핑이 가능하다. IRP 운용에 드는 수수료도 비대면 신규 가입 시 최저 0.2%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다.
NH농협은행은 고객관계시스템(CRM)에서 IRP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골라내 가입을 독려하는 한편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한 IRP 가입 절차에 스크래핑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이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입력해도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했다.
은행들이 IRP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관련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 때문이다. IRP는 근로자가 자신이 받았거나 나중에 이직·퇴직할 때 받을 퇴직금, 그리고 여기에 자신이 돈을 추가로 납입해 운영하다가 55세 이후에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상품이다. 연금저축과 합쳐 1년에 700만원까지 최고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방식을 선택하면 매년 이자소득세 15.4%가 면제되는 대신 3.3~5.5%로 세율이 낮은 연금소득세만 부과되는 대표적인 '세(稅)테크' 상품으로도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5조원을 겨우 넘었던 국내 IRP 적립금은 2015년에는 두 배 수준인 10조8716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16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IRP 시장의 절대 강자는 은행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IRP 적립금은 11조원 규모, 점유율은 65%로 증권(20.8%)과 보험(13.6%)을 압도한다.
다만 수익률이 연 2%대에 머물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다만 금융위원회가 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해 향후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