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호찌민에서 만난 심준범 CGV베트남 법인장은 "8월 이후부터 10여 개 영화관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을 세워놨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CGV는 연령을 초월해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문화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CGV베트남은 올해 한국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강력한 성장동력인 CGV베트남의 기업공개(IPO)가 부진에 빠진 CJ CGV 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장시기는 10~11월이 유력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CJ CGV 주가는 전일 대비 0.94% 하락한 주당 5만2500원에 마감했다. 올 초 주당 8만원이 넘었던 주가가 30% 넘게 급락했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CGV터키 법인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그래프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영국계 운용사인 슈로더와 특별관계자 2인이 이달 들어 며칠 만에 보유 주식 전량을 내다팔면서 수급 문제까지 꼬였다. 무려 132만4330주(지분율 6.26%)가 장내 매도 물량으로 쏟아졌다.
하지만 CGV베트남 상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9~10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현지 견해다. 그만큼 IPO에 쏠리는 기대가 크다. CGV베트남에 따르면 베트남 국민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올해 기준 0.5회에 불과하다. 옆 나라 말레이시아는 연 2회, 한국은 연 4.3회에 달한다. 인구 9500만명의 베트남은 30대 미만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말레이시아만큼 1인당 영화관람 횟수가 올라가면 곧바로 연 2억명 수준의 영화시장으로 성장한다. 글로벌 '톱5'인 한국(연 2억여 명)만큼의 거대시장으로 올라서는 셈이다.
2011년 연 1000만명에 불과했던 베트남 영화시장은 7년 만인 올해 5200만명으로 5배나 몸집을 불렸다. 2011년 28곳에 불과했던 베트남 영화관은 올해 180곳으로 늘어났다. 심 법인장은 "20~30년 전 한국 영화시장이 보였던 폭발적인 성장세를 베트남이 따라가고 있다"며 "소득이 많은 계층에서 영화시장에 지갑을 열면서 1위 사업자 CGV베트남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GV베트남은 1위 사업자의 이점을 살려 현지 배급망(점유율 69%)과 극장 광고시장(90%)까지 틀어쥔 상태다. CGV 극장이 젊은 층이 '뽐내기용 사진'을 찍을 명소로 급부상하면서 극장에 광고를 걸겠다는 광고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 추산
[호찌민·하노이 = 홍장원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