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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집중 근무가 사라지면서 신작 게임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져 매출이 하락하고, 주요 개발자의 근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인력 채용으로 비용이 늘어나는 '더블 악재'가 덮쳤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주가 하락을 틈타 외국계 '큰손'이 주요 주주로 올라서자 최대주주 김택진 대표 등 특수관계인은 경영권 방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관련 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08억원, 1276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작년 3분기보다 46.3%나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1%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적 영향이 아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작년 4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감소가 예상된다. 작년 4분기는 엔씨소프트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해 탄력적으로 근무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올 들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면서 "게임업체 직원 입장에선 근무 환경이 개선됐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게임사는 올해 주요 신작을 제때 내놓지 못해 작년까지 나타난 성장세를 올해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에 사상 처음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한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3.1% 감소한 1조705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종목은 작년에 매출과 영업이익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모바일게임으로 작년에 출시된 신작 게임 '리니지M' 덕분이었다.
작년 전체 매출의 57%인 9953억원이 모바일게임에서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중 게임별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모바일게임 매출이 대부분 리니지M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올해는 리니지M과 같은 신작 게임이 부재하기 때문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주주를 위한 실적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주 52시간 규제를 피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업체 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3381명이다. 작년 6월 말보다 인력이 11%나 늘어났다. 개발자들의 근무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채용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년 반기(1~6월) 동안 인건비 등 영업비용으로 4301억원을 지출했던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6개월 동안 5483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비용 부담이 1182억원 증가한 것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가 내년 상반기부터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작을 통한 기대치 확대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감소하고 비용이 늘면서 이 종목 주가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18% 하락했다. 외국계 '큰손'은 이 같은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블랙록이 5.03%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를 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17일 사상 처음 50%를 넘겼고, 21일 기준 50.11%로 나타났다.
이 종목의 최대주주는 김 대표(11.98%)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쳐도 12%에 불과하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11.27%)이 언제든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작년까지 국민연금은 이 종목의 최대주주였으나 올 들어 지분율을 낮추면서 김 대표가 지분을 늘리지 않고도 최대주주가 됐다.
주요 주주 중에는 같은 업종 경쟁사인 넷마블(8.89%)이 눈에 띈다. 넷마블은 2015년 엔씨소프트가 넥슨과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을 때 김 대표의 '백기사'(우호지분)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주주로 참여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5% 이상 주요 주주가 5곳이나 되면서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방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엔씨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