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7일(09:2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인기 매물로 인터넷쇼핑몰 및 온라인커뮤니티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기반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인터넷이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비대면채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이 운영하는 회사인 경우도 적지 않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뷰티 커뮤니티인 '파우더룸'이 최근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이미 삼성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상태이며, 현재 인수 희망자들을 대상으로한 수요조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파우더룸은 회원수 180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주로 화장품 등 미용과 관련된 제품 및 팁(TIP)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지난 2003년 12월 네이버 카페 'cosmania'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한 이 회사는 이후 2008년에 사이트명을 지금의 파우더룸으로 변경했다.
시장 관계자는 "카페 파우더룸의 경우 지금은 뷰티 팁을 공유하는 별도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상에서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딜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장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싶어 하는 유통사나 의류 등의 회사를 소유한 곳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태"라며 "매각가는 아직까지 협상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이 회사 가치(예상 매각가) 300억원대 전후다. 그러나 M&A업계 한 관계자는 "180만여명 회원 가운데 어느 정도가 진성고객, 충성도 높은 고객인지 판별하기가 어렵고, 회원 정보의 정확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가격 산정이 정말 어려운 회사"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이 회사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라는 게 M&A업계 플레이어들의 전언이다. 사모펀드(PEF)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이나 온라인커뮤니티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매수 사이드에선 눈에 보이는 실적도 중요하지만, 확보하고 있는 회원수나 브랜드 자체 가치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보니 가격을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분위기인 것도 맞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이 국내 1세대 의류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수천억원대에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선 로레알이 통 큰 베팅을 했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화장품 시장을 강화해야했던 로레알 입장에선 놓치기 힘들 매물이었다"고 말했다. 스타일난다는 색조화장품 인지도가 특히 높은 가운데 중국향 고객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국내 최대 시계 거래사이트인 '타임메카'가 M&A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이 회사는 현재 매각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지분 100% 기준, 매각가가 최소 수백억원은 충분히 넘어설
IB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전통산업군으로 분류된 반도체 등 IT부품 회사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바이오회사의 경우 스테디셀러로 보면 된다"면서 "반면 인터넷쇼핑몰 및 온라인커뮤니티 등 비대면채널 기반 회사들은 없어서 못 파는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했다"고 밝혔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