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원 8월 둘째주 주간동향
한국감정원이 16일 발표한 '8월 둘째주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경기 지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만 해도 0.01% 하락했다. 경기 일대 아파트값이 감정원 주간 시세에서 상승하기는 5월 첫째주(7일 기준·0.01%) 이후 석 달여 만이다.
광명, 과천, 분당, 하남 등 '준서울 4룡'으로 불리는 지역들이 경기도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 7월 마지막주 이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유지해 온 광명은 전주 대비 1.05% 올랐다. 과천(0.25%)은 상승폭이 전주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6월 이후 주춤했던 분당(0.11%)과 하남(0.19%) 상승세도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경기도가 마지막으로 주간 단위 상승률을 기록한 5월 첫째주 이후 7월 중순까지 광명, 과천, 분당, 하남 등은 보합과 0.1%대 변동률에 머물러 있었다. 이 기간 경기도의 주간 변동률은 -0.05%(7월 넷째주)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 마지막주 이후 '준서울 4룡'이 기지개를 켜면서 경기도 하락세는 옅어졌다.
경기도의 상승 전환을 이끈 광명, 과천, 분당, 하남은 서울의 '대체재'로 급부상 중이다.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몰려 시세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서울은 각종 규제가 집중돼 있고, 문재인정부 들어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준서울 4룡'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광명이나 과천은 재건축이라는 상품성까지 갖췄다. 4개 지역은 모두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준서울 생활권'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이 서울의 상승세가 범서울 지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특히 광명이나 과천은 행정구역은 경기도지만 서울과 같은 '02' 지역번호를 쓰는 경기도 내 몇 안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준서울 지역의 '갭 메우기', 혹은 '캐치업(catch-up)' 장세가 시작됐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도 강남4구 집값이 오르면 인근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며 "광명, 과천, 분당, 하남은 사실상 서울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입지인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아 서울 집값이 부담스러운 매수자들에게는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관식 부동산 칼럼니스트(필명 아기곰)는 "연초에 강남4구 집값이 주간 1%대 수준으로 상승한 이후 강남과 맞닿아 있는 성동, 용산, 광진이 급등했었다"며 "이 같은 '물결효과'가 점점 외곽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를 기록했다.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매수 문의가 증가해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용산구(0.29%)가 '용산 마스터플랜'과 용산~서울역 지하화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양천구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같은 0.03%의 하락세를 유지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