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매도+매수)은 12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 151조5400억원의 81.6% 수준이다. 지난 1999년 3월(77.7%) 이후 19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 6000억원대로 올해 거래대금 최고수준이었던 4월(11조28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상장사 주식 단가가 낮은데다 투자요인이 다양해 수익률 등락폭이 넓어 '개미들의 놀이터'로 불린다.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2001년 3월(96.7%)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지속적으로 그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 점유율 90%대를 유지하던 개미들은 4월 들어 점차 거래량을 줄이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81.6%로 비중이 줄어드는 등 최근 3개월 새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늘었다. 같은기간 개인투자자 비중은 53.4%로 전년 대비 6.7%포인트 증가했다.
코스닥을 떠받던 개미들이 마음을 변심하게 된 배경에는 시장의 양대 축인 제약바이오와 IT 산업의 하락세와 연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던 바이오와 IT 종목들은 올해 들어 업황 부진, 오너리스크, 사업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에 3개월 째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기업을 상대로 테마감리를 한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커 주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매도 논란도 코스닥 시장 반감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주가 악재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라는 개미들의 반발 심리가 상당한 실정이다.
일례로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17.41%로 국내 증시 전체 종목 중 가장 높다. 아직 체결되지 않은 공매도 거래잔고는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오너리스크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주가조작 혐의로 대표가 구속기소된 네이처셀은 지난달 13일 최고가 1만7000원 경신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날 5460원으로 마무리하면서 70% 가까이 하락했다. 이밖에 차바이오텍, 동아ST도 오너리스크 대상 기업이다.
IT 종목들도 반도체 업황의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공행진으로 시장에 활기를 넣던 바이오와 IT주가 여러가지 악재에 시달리면서 코스닥 시장도 침체기에 빠졌다"면서 "여기에 전통적으로 여름 휴가철에는 개인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도 한몫한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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