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4구 전셋값 상승 반전
↑ 서울 서초구 소재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대장정` 스타트를 끊은 신반포3차 전경. [매경DB] |
9일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의 월간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봄 이사철 성수기에도 주춤했던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0.06%를 기록했다. 강남4구의 평균 월간 전세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6월까지 보합 또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유지했던 강남구(0.11%), 서초구(0.16%), 강동구(0.13%) 등 3개구가 일제히 반등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일부 지역에 입주가 집중되며 입주 잔금 등을 빨리 확보하기 위해 저렴하게 전세를 내놨던 상황이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실거래가격도 시장 흐름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소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는 최근 15억원에 전세로 거래되면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5억원대를 회복했다.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 입주 때문에 하락 압박을 받았던 송파구(-0.12%)는 월간 기준 하락했지만 이달 주간 변동률 조사에서는 오름세로 전환한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주 송파구의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송파구의 반등은 서울 전체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7월 셋째주 0.01% 올라 3월 첫째주(0.02%) 이후 20주 만에 반등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헬리오시티 여파로 전셋값 약세가 두드러졌던 송파구의 하락폭이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월 0.53%의 월간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강남4구는 3월(-0.23%), 4월(-0.3%), 5월(-0.41%), 6월(-0.42%) 총 4개월 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봄 이사철 성수기에도 강남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했던 것은 서울 근교 입주물량 증가와 이주비 대출 규제 등으로 이주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 팀장은 "지난달 서초구에서만 총 2000가구가 넘는 신반포3차, 반포경남이 관리처분을 받으면서 재건축 이주가 시작됐다"며 "이 때문에 전세시장이 움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초구의 이주 예정 물량은 1만가구를 육박한다. 7월 이주가 시작된 신반포3차(1140가구), 반포경남(1056가구) 외에도 한신4지구(2800여 가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3500여 가구) 등이 연내 혹은 내년 초 이주할 예정이다. 서초구 방배5구역(2500가구)은 이미 지난달 이주를 시작했다. 전세난 심화로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의 이주가 시작되면 아파트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해 전세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는다. 늘어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가격은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 이주 시작 전후로 강동구의 전세가격은 급등한 바 있다.
서울시는 대단지 이주 시기가 겹쳐 발생하는 '전세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3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등의 이주 시기를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주 시기 조정 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하다.
송파구는 연말까지 불안정한 전세가격 변동률을 보일 전망이다. 연말까지만 놓고 보면 강남4구에서는 총 1만229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중 77%가 헬리오시티 물량이다. 12월 헬리오시티 입주 개시 시점 전후까지는 전셋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 예측이다. 가락동 인근은 물론이고 강동구와 위례신도시 일대 전셋값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천동 일대에 위치한 미성·크로바아파트(1300여 가구), 진주아파트(1500여 가구) 등 재건축 단지가 올 하반기 중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동향이 가장 불확실한 것은 강동구다. 올해 72가구만 입주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상황이 급반전한다. 총 5개 단지 1만89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만 8996가구 규모 입주가 있지만 대규모 이주 계획은 없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