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이후 증시수익률 분석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장기화하면서 당사자인 중국뿐만 아니라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까지 그 여파에 휘말린 결과인데, 문제는 언제쯤 반등이 시작될지도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이날까지 전 세계 38개 주요 지수의 등락률을 살펴본 결과 중국 선전지수가 -7.47%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 코스닥지수(-4.1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89%), 터키 보르사이스탄불100지수(-2.43%), 홍콩 항셍H지수(-1.82%), 한국 코스피(-1.11%), 러시아 RTS지수(-1.3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대선 정국에 돌입한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11.39%나 급등했고 아르헨티나 BURCAP지수(10.97%), 인도 센섹스지수(6.32%), 대만 자취엔지수(1.35%) 등은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86%, 4.65% 올랐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손 우려 때문에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신흥국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20%에 달하는 중국의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대중 수출 비중이 24.5%에 이르는 한국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근무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제 등이 전체적인 고용을 위축시키면서 소비를 악화시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며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9월 중 미국과 중국이 협상테이블에 앉는 모습이 재현된다면 강달러화 현상이 약해지면서 한국과 중국 증시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증시의 약세는 지난 수년간 증시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MSCI 한국지수와 MSCI 전 세계지수의 12주 누적 수익률 격차는 15.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2010년 이래로 최대치다. 양 지수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MSCI 지수란 세계 최대 지수 산출 기관인 MSCI가 전 세계 주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각국 종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글로벌 증시 지표다.
이달 들어서도 달러화 강세가 멈추지 않고 있지만 신흥국 시장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소규모나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한중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다. 그동안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던 신흥국 주식형펀드는 지난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실적과 경제지표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대비 하락한 국가들의 반등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따라 지수 간 차별성 역시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흐름이 둔화된다면 미국으로만 집중된 관심이 단기적으로 실적과 펀더멘털 개선이 예상되는 국가들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예정된 중국A주의 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은 국내 증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M 지수 내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