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신한GIB에 따르면 2분기 세전이익 1139억원을 거둬 지난해 분기평균 세전이익의 두 배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신한GIB는 지난해 7월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4개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투자은행(IB) 사업을 통합한 조직이다. 당시 조 회장은 그룹의 미래가 예대마진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데 있다며 계열사의 자본시장 부문을 통합하고, 사업 부문 직원들을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건물로 한데 모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신한GIB는 판교 알파돔 사업자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2년 뒤 세전이익 6000억원, 금융그룹 내 은행에 이은 2위 '캐시카우'로 성장한다는 목표 달성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룹 내 IB 사업을 통합한 효과는 국내외 잇따른 빅딜 성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 빌딩 공모상장 리츠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연말 신한GIB와 신한리츠운용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알파돔시티 6-4 오피스빌딩 매입을 위한 공모상장 리츠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알파돔시티는 판교의 핵심 지역에 위치하며 연면적이 약 10만㎡(3만여 평)에 달하고 매입 가격은 6000억원 규모다. 신한GIB는 지난달 말 6-4블록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1140억원 규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공모를 진행해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풍을 일으켰다. 알파돔시티 리츠 공모 성공으로 신한GIB는 개인투자자들이 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이정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GIB는 올 초 일본 도쿄와 베트남 호찌민에 각각 신한GIB 데스크를 신설해 글로벌 IB 거래업무를 전담하게 한 데 이어 호주, 싱가포르, 영국 등지에는 '글로벌 패스파인더'를 수시로 파견해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기업금융 등 분야에서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IB의 중심지 뉴욕에서 2000억원 규모 대출을 주선한 게 대표적 성과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원월드와이드플라자는 연면적 약 19만㎡(5만8000여 평)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지난 연말 신한GIB는 원월드와이드플라자를 담보로 약 2000억원 규모 대출 주선에 성공했다. 신한생명이 글로벌 IB들과 협업해 소싱하고,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채권을 인수한 뒤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그룹 역량이 결집된 거래였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1위 전력장비 업체인 GELEX그룹의 회사채 4000억동(약 190억원) 발행을 주선하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법인이 거래 기업을 유치하고 신한GIB가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주선한 것이다. 신한GIB는 이 밖에도 지난 1월 신한금융투자가 보잉787 항공기를 매입해 독일 투이그룹에 임대하는 1600억원 규모 항공기 금융을 주선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신한GIB가 출범 1년 만에 한국형 투자은행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순항한 데는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계열사들의 고객을 공유하고 은행 자금력과 금투의 주선 역량, 생명의 장기자산투자, 캐피탈의 초기기업투자 등 각사 경쟁력을 결합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했다. 신한GIB 관계자는 "금융그룹 내 4개 계열사의 IB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결집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자본시장 마켓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며 "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GIB 사업 부문이 신한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만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