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 수 27만8000명 전년比 15.2%↑…"예·적금, 펀드상품 투자 확대"

국내외 경제 회복세로 한국 부자의 증가 추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글로벌 무역 분쟁 심화,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자산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일 발표한 '2018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및 기타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는 2017년 말 기준 27만8000명으로 전년(24만2000명) 대비 15.2% 늘었다. 한국 부자수 및 금융자산은 2013년 16만7000명, 369조원에서 2017년 27만8000명, 646조원으로 평균적으로 매년 약 10%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3억2000만원으로,연 소득은 평균 2억3000만원 정도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부자들이 몰린 형상이지만 과거보다는 서울 강남3구 쏠림 현상이 약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거주자가 12만2000명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했다. 경기(21.3%), 부산(6.6%)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서초·송파구의 거주자가 4만3000명으로, 서울 부자 가운데서는 35.6%가 강남3구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3구의 부자 쏠림 현상 역시 2013년 37.5% 대비 소폭 완화된 것이다.
한국 부자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으로 주택이나 건물, 상가,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53.3%였으며 금융자산이 42.3%, 예술품 등 기타 자산이 4.4%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부동산 자산 비중이 최근 2년 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 부자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현금·예적금 51%, 투자·저축성보험 16%, 주식 12%, 펀드 11%, 신탁·채권 등 기타 자산 10%로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 하락으로 주식 비중이 크게 감소한 반면 현금·예적금 비중 증가를 통해 안정적 수익 및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펀드 등 간접투자 비중을 확대한 게 특징적이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겠다는 응답이 45.5%로 높았다. 금융자산이 50억원 이상인 자산가의 경우 이 비율이 52%로 더 높았다. 보유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 활용 비중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 부자는 은퇴 후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월 평균 660만원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상속·증여와 관련해서는 일찌감치 사전증여를 고려하고 있었다. 자산을 전부 사전증여하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16.5%로 늘었으며 이에 반해 자산 전부를 사후 상속하겠다는 응답은 11.3%에서 8.7%로 떨어졌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