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값 10년만에 최대 상승 ◆
조선·자동차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 상반기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대중공업·현대차 등이 위치한 울산 동구와 최근 GM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은 군산 등만 나란히 땅값이 마이너스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자리가 급감하고 밑바닥 경기가 최악인 지역에서 자산 감소까지 겹쳐 민생고가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상반기 울산 동구지역 땅값 변동률은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울산 전체 토지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감해 전국 최고 감소세에 가까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땅값이 평균 2.05%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울산 동구는 되레 1.23% 감소했다.
울산지역 전체 평균이 1.66% 오른 것과도 대조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다른 울산 지역은 우정혁신도시 인근 개발 수요와 KTX역세권 예정지 개발 등으로 땅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반면 조선·자동차업 중심지인 동구는 조선업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데다 최근 수출 부진 등으로 자동차 산업까지 쪼그라들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GM자동차 공장이 폐쇄되면서 협력 업체들까지 연쇄 부도 여파가 커지고 있는 군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북 지역은 1.35% 땅값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군산시는 -0.58% 변동률을 보였다. 군산시청 인근에 위치한 H공인 관계자는 "5월 이후 주변에 공장 용지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며 "시세에 비해 20~30% 싸게 내놔도 보러 오겠다는 문의전화 한 통 없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군산시 실업률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2.5% 수준이다. 2015년 하반기 1.0%, 2016년 하반기에는 1.5% 수준이었는데 앞서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부문 철수 영향에 따른 것이었다. 아직 GM의 공장폐쇄 영향은 반영되지 않아 올 하반기에는 실업률이 대폭 상승할 게 확실시된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감소 여파에 땅값 하락으로 실물경기 침체
제조업 침체 여파는 이들 지역뿐 아니라 군산시 인근에 위치한 충남 서천(0.42%)과 조선업 침체의 영향을 받은 경남 거제시(0.47%)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 지역은 각각 올 상반기 지가변동률 하위 순위에서 나란히 4, 5위를 차지했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