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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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4.7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지난 5월 셋째주 7달러를 기록한 후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6월 넷째주 바닥권인 4.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가 이달 들어 반등세로 전환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통상 정유사들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을 수익성 가늠 지표로 사용해왔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사업 손익분기점은 정제마진 4~5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정유사마다 원유를 가져오는 곳이나 설비 고도화 수준 등에 따라 원가는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제마진이 4달러 미만으로 형성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원료인 국제원유 가격 상승분만큼 석유제품 가격이 올라가지 못해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에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제재 현실화 우려와 리비아 내전으로 인한 원유공급 차질 등 정치적 이슈로 국제 유가는 계속 상승했다"면서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계획 등으로 최근 급등한 유가는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보인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전 연구원은 "약세가 지속됐던 정제마진이 6주 만에 반등했다"며 "이달부터 휘발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 반등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다가 여름철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드라이빙 시즌' 효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성수기로 휘발유 마진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이 정유사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게다가 현대오일뱅크는 당초부터 반기 재무제표를 가지고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었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급락한 6월을 제외하면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추정이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이 6월 들어 떨어졌을 뿐 4~5월에는 좋았다"며 "정유사 2분기 실적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타사 대비 1분기 실적도 선방한 편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5.92%로 정유 4사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는 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률 5.85%, GS칼텍스의 3.6%, 에쓰오일의 4.72%를 앞서는 수치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업황 부진과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우려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는 실질적 수요 공급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무역분쟁 장기화 조짐으로 전반적으로 수요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제마진이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소폭인 데다 이 추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회계수정을 진행하는 등 코스피 안착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종속기업이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관계회사로 수정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기업 쉘이 각각 60%,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분식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이익을 100%가 아닌 지분율 60%만 인식해 영업이익 1227억원이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수정된 연결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7780억원, 영업이익은 2827억원이다. 전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
지난 11일에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거래소의 패스트트랙(상장 간소화) 규정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초 상장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상장 대표주간은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맡았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