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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탄탄한 실적을 믿고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이란 '당근책'을 주는가 하면 직원 수를 늘리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종목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서도 한발 비켜난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임플란트 업체 덴티움은 김용근·강희택 대표에게 각각 1만주, 직원 한 명에게 5000주 등 총 2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지난 3월 30일 공시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7만9659원이며 2020년 3월부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통상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 회사 주식의 일정 수량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일종의 성과 보상 시스템이다. 실적에 자신 있는 상장사가 유능한 직원을 붙잡아 두거나 경영진에게 '책임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부여하는 사례가 많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이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된 주주총회 이전 특정 기간(일주일~3개월) 주가의 가중 평균 가격을 기초로 산정되는데 보통 주총 당시 주가보다 높게 책정된다. 3월 말 이후 지난 6일까지 덴티움 주가는 11.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1%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주가 움직임이다.
자연스레 덴티움 주가(6일·9만2000원)는 경영진이 받은 스톡옵션 행사가격보다 높아졌다. 덴티움 최대주주이자 오너 정성민 웰치과 원장(17.3%)은 김용근 대표에게 중국 등 해외사업 영업을 맡기고 강희택 대표에겐 경영 총괄을 전담시키는 전문경영인(CEO) '투톱'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오너가 CEO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장사 중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진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덴티움 CEO들은 실적을 내 주가를 올릴수록 미래 스톡옵션 차익 실현 금액이 늘어나 신바람을 내며 경영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실적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285억원이었던 덴티움 영업이익은 올해 504억원으로 예상돼 2년 새 76.8%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임플란트 점유율 부동의 1위 오스템임플란트가 임플란트를 비롯해 각종 치과용 기기를 직접 생산·판매하며 덩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덴티움은 고수익 사업인 임플란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5.5%에 불과하지만 덴티움은 그 수치가 27.3%로 독보적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 추정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 성장하는 동안 중국에선 23%나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 실적이 올라가며 직원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직원 400명으로 최근 1년 새 11.7% 늘어났다.
덴티움은 의료·바이오 업종에서도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에 꼽힌다. 올 들어 외국인이 꾸준히 사 모으며 지분율이 27.3%에 달해 정성민 원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19.1%)을 넘어섰다.
스톡옵션으로 유명한 또 다른 상장사는 넷마블이다. 작년 3월 상장한 넷마블은 코스피에 데뷔하기 전 임직원 600여 명에게 네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 131만2339주(취소 수량 제외)를 부여했다. 이 스톡옵션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지난 4월 30일 넷마블은 임원 한 명에게 7111주를 부여하며 '당근책'을 이어갔다. 당시 주가는 급락한 상태여서 13만9786원으로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정해졌는데 지난 6일 15만6000원으로 반등했다.
주가 반등 원인은 올 하반기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을 캐릭터로 출시하는 'BTS월드'라는 게임 덕분이다. 지난 3월
실적 개선은 외국인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26%에 달해 방준혁 이사회 의장(24.4%)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25.2%)을 최근 추월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